-올해 1200여개 축제 지자체 ‘생색내기’ 붕어빵 행사 많아
-비슷한 행사 통폐합 통해 예산낭비 줄여야
-지자체 축제객 부풀리기 고육지책 인가

애물단지된 괴산 대형 가마솥
애물단지된 괴산 대형 가마솥

충북 괴산군 에는 자치단체장의 무리한 욕심이 빚어낸 기념비적인 작품이 있다.

군 예산과 주민 성금 5억 원 이상 들여 수차례 시행착오 끝에 2005년 7월에 완성된 무게 43.5t에 달하는 초대형 가마솥이다. 당시 군민 4만 명의 밥을 한 번에 지을 수 있는 솥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막상 밥을 제대로 지어본 적도 없고 단 한번 지역축제 때 찰옥수수 1만 개 찌는 데에 그쳤다.

당시 괴산군은 '세계 최대 가마솥'을 자랑하며 기네스북 등재를 신청했으나 이보다 더 큰 호주의 질그릇 때문에 기네스북 등재도 포기했다.

결국 공감할 만한 '스토리'와 명분도 없고 쓸모도 전혀 없는 '초대형 가마솥'으로 괴산군은 주민 성금과 예산만 날린 셈이다. 이처럼 괴산군의  초대형 가마솥은 관광자원이 아닌 지방자치단체 전시행정과 혈세 낭비의 표본으로 슬픈 자화상이 되고 말았다.

이처럼 지방자치가 제대로 뿌리를 내리려면 자치단체장, 지방의회, 공무원이 지역의 미래를 위해 책임감을 느끼고 소통해야  제2의 '괴산 초대형 가마솥'이 생기지 않는다.

◆ 지자체들 차별성 독창성 없는 붕어빵 축제 시민들 식상

어느 순간 우리나라에는 축제가 무척 많아졌다. 지자체별로 지자체를 알리고자 여러 가지 축제를 열면서 이제는 한 지자체에서 두세 개의 축제를 여는 것도 다반사 가 되고 말았다.

축제를 여는 지자체들은 축제를 통해 수익이 생기지 않드라도 지역의 궁극적인 면을 알림으로 장차 그 지역을 찾도록 유도해 지역주민들의 화합과 자긍심을 높인다는 등 축제 개최 이유를 설명한다.

이런 지자체의 당위성 설명에도 독창성과 정체성 없이 난립하는 축제 개최는 전시성 행정에 혈세만 낭비하고 있다.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 자료 분석 결과 올해 열리는 지역축제는 총 1129건으로 이 중 95.1%에 해당하는 1074건은 국비나 지방비로 예산 지원을 받는다.

해외에서 조롱꺼리된 2023 새만금 잼버리
해외에서 조롱꺼리된 2023 새만금 잼버리

올해 지자체별 축제는 경남이 142개, 경기 125개, 강원 118개 순으로 특히 올해 축제는 지난해 944건 대비 19.6%가 늘었다. 코로나 해제 방역체제가 해제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방재정통합공개시스템인 지방재정 365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국 지자체가 쓴 ‘행사·축제 경비’ 총액은 8969억5334만원으로 대부분  ‘지역경제 활성화’를 외친다.  

즉 관광객 유치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축제를 개최하지만  기대와 달리 지역축제는 그저 ‘축제’에만 집중되는 경우가 많다. 그 축제를 계기로 해당 지역에 관심을 갖고, 재차 방문해 지갑을 열게 만드는 게 아니라 축제 하나로만 끝나는 일이 부지기수다.

구미시도 이번 라면 축제에 용역사를 통해 3억원을 투입해 이번 라면 축제가 얼마나 침체한 구상권 살리기에 기여했는지는 앞으로  두고 볼 일이다. 

구 상권 몰락 원인은 강동 지역 인동 옥계,산동과 구도심과 가까운 문성,원호,도량,봉곡 지역등 도시개발 사업으로 신규 아파트 등 건설과 대형마트인 롯데, 이마트 등 입점과 인터넷을 이용한 전자 상거래인 이 커머스 영향 때문이다.

실제로 쿠팡이나 옥션, 지마켓 등은 전통시장 물건보다 질이나 가격 면에서 비교도 안 될뿐더러 일정 금액 구입시 배송비도 없고 1~2일면 집 앞까지 배송해 준다. 이러한 편리한 온라인 거래로 생필품은 물론 각종 상품들이 선보여 남여 노소 모든 구매자들의 관심으로 휴대폰 결제까지 된다. 이런 편리한 결제시스템 등으로 구매력이 왕성한 젊은 층들은 구태여 주차 공간 부족등 불편한 전통시장이 있는 구 상권을 찾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 각 지자체들 판박이식 구 상권 살기 축제 개최 주민들 식상

정부는 2015년부터 주민주도 형 골목 경제사업과 지역 골목 경제 융·복합상권 개발사업, 골목 경제 회복 지원사업을 이어오며 골목상권 살리기에 사활을 걸었다.

지역축제가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것이라면, 골목 축제는 그 범위를 좁혀 골목상권을 살리자는 게 주요 목적이다. 우선 ‘생활상권 육성 사업’ 은 주민 생활 중심지에서 도보 10분 이내의 침체한 골목상권을 살리자는 게 골자다.

대형마트와 온라인쇼핑에 밀려 침체한 골목상권을 살리자는 일환으로 해당 상권의 상인들이 직접 참여하는 ‘로컬마켓과 일일클래스’가 주를 이룬다. 서울의 경우 대형마트나 이 커머스에서 취급치 않는 차별화 된 물품을 구입해 도깨비시장을 열어 방문객들의 지갑을 열고있다. 일명 도깨비 프리마켓 축제다. 

​◆ 붕어빵식 골목상권 살리기 핑계 축제 죽도 밥도 아냐. 

골목상권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그것이 얼마나 차별화 됐는지 의구심도 든다.

이는 골목 축제는 열리는 장소만 다를 뿐 그 내용이 대동소이하다. 주말이면 곳곳에서 열리는 프리마켓에서 만날 수 있는 품목들이 로컬마켓에 등장하고, 동일한 품목의 골목 가게가 많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그 골목 축제만의 특색을 찾기가 어렵다.

지자체의 또 다른 골목상권 프로젝트는 ‘로컬브랜드 상권 사업’이다. 로컬브랜드 상권은 스토리, 특화상품, 문화시설 등 유·무형의 지역자원을 활용한 특색 상권을 말한다. 상권당 3년간 최대 3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이 사업에서도 현재 ‘Fall in 로컬!’이란 축제를 열고 있다.

서울의 경우 ‘장충단 길 넋 놓고 불구경 캠핑’ 등 색다른 축제로 방문객들의 시선을 끌고있다. 하지만 내용도 유사하고 더욱이 같은 기간 열리고 있는 ‘골목상권 투어’와 똑같아 햇갈릴 정도다.  

이러한 구상권 살리기 골목 축제가 과연 지역경제를 끌어올릴 축제가 되는지 고민해 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한해에만 수억에서 수십 예산이 투입되는 축제들이 지역경제를 살리기는커녕 전시성 행정으로 그치고 말 것이다. 

축제객 부풀리기 의혹  화순 고인돌 축제 
축제객 부풀리기 의혹  화순 고인돌 축제 

 

◆ 축제 개최 지자체 축제 방문객 부풀리기 혈안 

지난 4월 전남지역 화순군은 고인돌 축제를 열고 지역 언론을 통해 지난해 42만 명이 축제를 방문했고 올해는 하루평균 12만여 명씩 4일간 47만여 명이 방문했다고 밝혔다. 게다가 몇 일 후 다른 지역 언론은 이날 축제는 지난해 42만 명 보다 배가 넘는 80여만 명이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연합뉴스는 고인돌 축제 마지막 날 1만여 명의 인파가 축제가 열린 공원을 찾았다고 보도했다. 전국 언론에 기사를 제공하는 연합뉴스의 보도가 맞는다면 주최 측에서 축제를 찾은 관광객 수를 심히 많이 부풀리기는 했다는 것이고, 지자체의 발표가 맞는다면 공신력 있는 언론에서 철저하게 잘못된 보도를 한 셈이 된다.

인구 7만5000의 화순이 축제를 위해 쓴 순수한 군비는 3억여 원으로 수익사업은 하지 않는다. 지자체를 홍보하기 위해 축제를 열고 군비를 지출하면서 관광객 수도 들쭉날쭉 엉망으로 보고하는 마당에 예산은 투명하게 집행됐다고 볼 수 있을는지 의문이다.

관광객 수를 부풀리기는 축제에 대한 관객 동원 성공 효과를 자랑 할지는 몰라도 관광객들이 많이 찾지 않는 관객 부풀리기 축제는 이미 죽은 축제나 다름없다.  이런 문제는 지자체가 여는 축제가 많아도 이에 대한 실태는 각 지자체에서 작성한 보고가 아니면 알 길이 없다는 데 있다. 중앙에서 일일이 축제마다 쫓아다니며 상황 파악할 수도 없어 결국 지자체들이 축제 개최 후 언론사에 배포하는 홍보 자료 만 근거가 될 수밖에 없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앞서 언론에 보도된 전남 지역 한 지자체처럼 구미시도 예산 낭비 없는 성공한 축제를 부각하고자 방문객 부풀리기 형태는 지양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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