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대신 어음 지급…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 "설 앞두고 막막"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관계자 등이 태영건설 측에 임금체불 문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관계자 등이 태영건설 측에 임금체불 문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에 들어간 태영건설의 대구 아파트 공사장에서 임금 지급 문제로 일부 공정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19일 대구시에 따르면 태영건설이 옛 동부정류장 자리에 짓고 있는 아파트 공사장에서 형틀 공사 등 일부 공정이 중단됐다.

이는 인부 150여명에게 최근 임금을 현금이 아닌 어음으로 지급한 것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후분양인 이 아파트는 418가구 규모로 현재 공정은 53% 정도다.

시공사인 태영건설의 협력업체로 참여한 전문건설업체 소속 근로자들은 지난달까지는 현금으로 인건비를 지급받았으나 이달 임금부터 어음을 지급받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어음을 현금화하기까지 보통 2∼3개월 걸리는 데다 설 연휴를 앞두고 당장 생계에 영향을 받는 근로자들이 적지 않다.

근로자 A씨는 "당장 이달 공과금 등 생계비가 부족한데 어떻게 해야 할지 답답하다"며 "설 명절도 코앞이라 더 막막하다"고 말했다.

시공사 상황이 어려워도 협력업체가 자금에 여유가 있으면 급한 불을 끌 수도 있지만 협력업체 대부분이 영세한 상황이라는 게 건설업계의 설명이다.

태영건설의 사업장은 대구 1곳, 경북 9곳으로 향후 상황 전개에 따라 비슷한 일이 재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지자체와 노동 당국이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대구고용노동청은 임금 체불 문제와 관련해 태영건설, 협력업체 등을 상대로 실태 조사를 벌이고 있다.

대구시도 공사 현장 근로자들의 임금 지급 문제의 원활한 해결 방안을 강구 중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태영건설 대구 아파트 사업장은 후분양이어서 분양 관련 분쟁은 없다"며 "워크아웃 문제가 어떻게 귀결될지에 따라서 지역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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