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내식당·외식물가 덩달아 상승…이직할 때 '식대 제공' 여부 고려도

점심 시간 구내 식당 식사모습
점심 시간 구내 식당 식사모습

30대 직장인 강모씨는 자주 이용하던 구내식당이 최근 가격을 올리자 '도시락족'이 되기로 결심했다.

점심시간에 저렴하게 이용하던 구내식당조차 한 끼에 500원씩 올리자 살짝 부담스럽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치솟는 밥상 물가에 보다 저렴한 점심을 찾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식사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아예 도시락이나 간편식품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것이다.

직장인들이 느끼는 식사비 부담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1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구내식당 식사비 소비자물가지수는 116.01로 전년 대비 6.9% 올랐다. 이 상승률은 구내식당 식사비 관련 통계가 발표된 2001년 이후 역대 최고치로 지난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3.6%)의 1.9배에 달한다.

최근 식자재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납품 단가 인상률은 12%~15% 수준이었다. 200원~500원 정도 올랐다는 의미다. 특히 직장과 공공기관의 80~90%가 단가를 인상해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사 품질을 높이고자 단가를 1100원까지 올린 기업도 확인됐다.

다만 회사마다 구내식당 운영 정책이 달라 직장인의 부담 정도는 다르다. 식비의 일부를 직원이 내는 경우도 있고, 회사가 전액 제공하기도 한다. 어떤 상황이든 회사의 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공공기관도 마찬가지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수년째 가격이 동결돼 구내식당은 항상 적자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2013년부터 11년 연속 전체 물가 상승률을 웃돈 외식 물가도 직장인의 점심 밥상이 단출해지는 주요 원인이다.

지난해 외식 물가 상승률은 6.0%로 전년(7.7%)보다는 소폭 둔화했으나 2022년을 제외하면 1994년(6.8%) 이후 약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직장인 엄모(28)씨는 최근 직장에서 점심 식대 지원이 끊겨 도시락을 챙겨 다니고 있다.

이직을 준비중인 신모(28)씨는 다음 직장을 고르는 기준으로 아예 점심 식대 제공 여부를 꼽았다.

신씨는 "지금 다니는 직장에서는 점심 식대를 제공해주지 않아 한 달에 20만원 넘게 쓰고 있다"며 "부담스러운 점심값에 혼자 밥을 먹으려고 하지만 팀원의 점심 권유에 난감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른 제품이나 서비스와 달리 매일 지출해야 하는 점심 식대의 경우 작은 가격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 진단이다.

A 대학 교수는 "비정기적 지출 품목은 가격 인상을 감수하면서 구매하는 경우도 있는 반면, 일상적으로 지출하는 식사 비용은 작은 인상에도 대안을 찾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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