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에 2∼4고로 오전 5∼6시간가량 올스톱…오후부터 재가동
1열연 공정 복구에 30시간 소요 예상…내일부터 정상 가동할 듯
포스코 "생산 차질 없어"…산업장관 "일시 가동중단이라도 수요산업 파급"

 화재진압 후 잔불정리에 나선 소방관들  사진=연합
 화재진압 후 잔불정리에 나선 소방관들  사진=연합

 

한국 철강산업의 큰 축인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성탄 연휴 첫날인 23일 발생한 화재로 오전 한때 전체 고로(용광로) 가동까지 중단됐다.

포항제철소는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로 침수 피해를 본 뒤 100일 만에 복구를 마쳤다. 힌남노 피해를 간신히 수습하고 정상궤도에 오른 지 1년 만에  또다시 불이나 악재가 겹쳤다.

고로는 철광석과 코크스가 타면서 나오는 부생가스 발전을 통해 가동된다. 포철은 화재가 발생하자, 부생가스에 불이 붙을 것을 우려해 부생가스 사용을 모두 중단하고 전기도 차단했다.

동시에 전체 고로인 2∼4고로를 멈춰 세웠다.

약 2시간여 걸친 화재 진압과 잔불 정리 이후 포항제철소는 오전부터 파이넥스 2·3 공장을 돌리고 2∼4고로의 경우 예열을 거쳐 오후부터 정상적으로 재가동했다.

다만 제1열연 공장의 경우 전선 교체 등에 시간이 걸려 복구에 약 30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제1열연 공장은 오는 24일 정상 가동될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큰불은 아니었고 고로 정상화에는 문제가 없다"며, "2열연 등 나머지 라인들도 정상적으로 돌아가 제1열연 공장 쪽만 복구하는 데 하루 정도 걸릴 것으로 안다"고 했다.

포항제철소는 1989년 스테인리스 반제품인 슬래브를 처음 생산한 이후 현재까지 스테인리스 조강 누적 생산량 5천만t을 달성했다. '산업의 쌀'이라 할 철강 제품을 국내 최대 규모로 생산하는 만큼 국가 기간산업을 담당하는 주요 축으로 꼽힌다.

포스코 측은 일단 이번 화재에도 철강 제품 생산·수급에 큰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태풍 힌남노 피해 때와 이번 화재에 따른 피해 복구 상황이 전반적으로 다르다는 이유다.

작년의 경우 수일간 전체 고로 가동을 중단하고, 고로를 재가동하기 전 공장 설비들을 복구하는 데에도 시간이 걸렸다. 게다가 태풍이란 직격탄에 인근 하천인 냉천이 범람했고 제철소 내부 변전소까지 침수하면서 정전으로 인해 제철소를 멈춰 세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화재를 진압한 후 전력을 곧바로 재공급했기 때문에 고로가 멈춰 선 시간이 5∼6시간가량으로 길지 않았다는 게 포스코 측 설명이다.

또 철광석 등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공정인 선강 부문 전선에 불이 난 것 이외에 다른 부문으로 화재 피해가 번지지 않아 철강 제품 생산에는 문제가 없다고 포스코는 밝혔다.

포스코 관계자는 "고로 등이 대형 설비이다 보니 다시 잘 움직일 수 있는 조건을 충족시켜 순차적으로 가동하고 있다"며 "이미 재고도 있고 완벽한 재가동까지 일주일 이상 걸릴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제품 공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화재가 철강 제품 생산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더라도, 포스코 경영 실적에 부정적 파급 효과를 불러올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정부와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화재가 국내 건설, 조선, 자동차, 가전제품 등 연관 산업 전체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화재 발생 후 약 5시간 만인 낮 12시 방문규 장관 주재로 포항제철소 측과 긴급 영상 회의를 열고 화재 피해와 복구 상황을 점검했다.

방 장관은 "포항제철소는 우리나라 철강 생산의 핵심 기지로서 일시적인 가동 중단이라도 조선, 자동차 등 수요 산업에 파급효과가 있을 수 있다"며 "재해, 사건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안정적인 조업이 가능하도록 보다 철저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철강 업계는 글로벌 탄소 규제 흐름 속에 고유가와 업황 부진까지 겹쳐 올해 3분기(7∼9월) 실적 회복세도 주춤해  분기 말 악재에 4분기(10∼12월) 경영 실적에도 먹구름이 꼈다는 분석이다.

경북 탑뉴스는 연합 뉴스와 기사 제휴 매체 입니다
저작권자 © 경북 탑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