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배운 한글로 손편지도 써 동봉

빈병팔아 모은돈 기부와 늦게배운 한글로 손편지쓴 이필희  할머니 사진= 연합 
빈병팔아 모은돈 기부와 늦게배운 한글로 손편지쓴 이필희  할머니 사진= 연합 

 

경북 안동에 사는 80대 어르신이 1년간 빈 병을 팔아 모은 돈 30만원을 어려운 이들에게 사용해달라며 행정복지센터에 전달했다.

11일 경북 안동시에 따르면 지난 5일 옥동에 사는 이필희(85) 할머니가 1년간 모은 빈 병을 판 돈과 생활비를 조금씩 모아 만든 성금 30만원을 옥동행정복지센터에 기탁했다.

이 할머니는 성금과 함께 어린이용 일기장 1장에 손수 적은 편지도 전했다.

그는 "이제 내 아이들이 부자는 아니더라도 배 안 고프게 밥 먹고 따뜻한 방에서 잠자고 할 수 있으니 나도 이제 인생길 마지막에 좋은 일 한번 하는 게 원"이라며 "생애 처음이고 마지막으로 불우한 어린이한테 써보고 싶다"라고 밝혔다.

할머니는 올해 1월부터 운동 삼아 쓰레기장을 돌아다니며 빈 병을 모아 판 돈 15만원에 자녀들로부터 받은 용돈을 더해 30만원을 만들었다고 편지에 설명하기도 했다.

할머니는 또 "나는 어릴 때 공부도 못하고 눈뜬 맹인이라 근로자복지관 한글공부로 배운 글이라 말이 안되는 것이 있어도 동장님이 잘 이해해서 읽어봐주세요"라고 덧붙였다.

이 할머니가 기탁한 성금은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어려운 이웃과 소외계층에게 지원될 예정이다.

김지화 옥동행정복지센터 맞춤형복지팀장은 "힘들게 마련해주신 어르신의 마음이 어떠한 나눔보다 크고 소중하다"며 "기부해주신 성금은 어려운 아동을 비롯해 힘든 이웃에게 소중히 전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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