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는 커녕 무작정 따라 쓰기, 엉터리 기사 '수두룩'
투잡 기자, 자질 부족 등 전반적인 개선 필요
경북 도내 자치단체 홍보 부서 이런 함량 미달 출입 기자들 없는지 살펴봐야

일부 인터넷 신문들의 보도자료 '무작정 베끼기'가 엉터리 기사를 양산하고 있다. 

‘베끼기 기사’는 다양한 방식으로 생산된다. 주로 타사 기사 또는 보도자료의 전체 또는 일부를 무단으로 가져다 쓰거나 그대로 옮겨 쓰는 행태를 뜻한다. 더 넓게 보면 ‘받아쓰기 보도’, ‘따옴표 저널리즘’도 베끼기 기사의 범주에 속한다.

이런 기사를 대량으로 찍어 내 포털과 SNS에 유통시키는 매체도 지면에서는 게이트 키핑을 엄격하게 적용하면서도 포털에 보낼 때는 선별 기준을 대폭 완화하거나 아예 못 본 척하는 이중성도 보인다.

여기저기 있는 것을 가져다 짜깁기 해 만든 기사로 자신의 언론 경력을 시작한 기자들. 어찌 보면 언론사들은 기자를 꿈꾸는 청년이 ‘훈련된 기자’로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을 착취하고, ‘진정한 기자’가 되기를 바라는 욕망을 제거하는 대가로 조회수와 포털 전재료를 거둬들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까지 든다. 

베끼기 기사로는 이런 독자의 기대에 부응할 수 없다. ‘취재 없는 기사’만 없애도 언론 불신의 상당 정도는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면이 아닌 포털과 SNS로 뉴스를 접한 세대는 신문을 어떻게 생각할까. 베끼기 기사를 아무렇지 않게 내보내는 관행을 멈추지 않으면 그 어떤 조치가 이뤄진다 해도 언론 불신 회복은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행정PR이나 인물 홍보용으로 배포되는 보도자료가 작성자의 편의에 따라 앞으로 진행될 행사나 회의를 이미 진행 한 것 처럼 보도자료를 작성해 배포하고 있으나 일부 인터넷 언론사들이 취재나 확인없이 무작정 복사해 자신의 사이트에 올리는 바람에 시점이 맞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다.

기자들을 더욱 힘들게 만드는 것은 '열악한 임금+촌지+왜곡=사이비'라는 등식을 갖고 바라보는 주위의 시각들이다.

혹시라도 처우개선 등 작은 움직임만 보여도 미련 없이 발행 중단으로 맞서니, 싸움 시작 전에 이미 직장을 잃어버리는 사태가 돌발하는 것이다. 

편집기자의 경우 지금은  매킨토시 등 전자출판용 편집프로그램을 이용해 편집과 레이아웃 자체가 화상에서 가능하지만, 과거에는 일명 '따붙이기'(기사를 크기에 맞게 사진식자로 출력해 편집대지에 붙인 후 다시 촬영해 필름을 만드는 작업) 시절이었다.

기사의 제목을 멋지게 뽑아내고 시각적인 편집 작업 실력있는 편집기자면 기사가 부실하더라도 신문제작에 큰 무리가 없지만 그렇치 않을경우 신문은 싸구려 상품으로 전락한다. 

특히 경북도내 지방지의 경우 1990년대 중반, 지역이름을 빌린 'OO매일' 'OO일보'라는 제호로 난립하기 시작한 지방일간지는 중소 규모의 자본이 대부분이었고 시장규모도 영세해 경영 압박이 심각했다.

그러니 광고, 취재, 편집, 제작, 보급 등 어느 하나라도 제대로 이뤄지는 것을 기대하기란 힘든 일이었다.

모기업이 튼실한 일간지의 경우 연합뉴스와 뉴스 전재 계약을 맺어 기사를 제공받기에 취약한 취재영역의 지면 채우기엔 문제가 없었다. 시간별로 연합통신의 단말기를 통해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기사는 친절하게도 '관련사진 있음'이라는 표시와 함께 제공되기에 지역특종 1~2건만 터트려준다면야 그야말로 금상첨화였다.

하지만 열악한 지역일간지의 경우, 연합통신과 전재 계약을 하지 않은 경우라면 보통 16~24면에 달하는 대판지면을 채우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사정으로 기자들은 표절의 유혹에서 결코 해방될 수 없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묻지마 베끼기'다. 지역 로컬뉴스시간의 보도 멘트를 받아 적는 일은 취재기자들의 빠질 수 없는 일과였다.

또, PC통신의 '주요뉴스'를 클리핑 해 기사 앞뒤를 적절히 조합하는 것도 부족해, 오후 1시쯤에 발행되는 수도권 지역 석간신문을 팩스로 입수 헤드라인부터 본문까지 토씨하나 바꾸지 않는 지방지도 많다.

PC통신에서 출력한 정체불명의 기사, 팩스로 받은 석간신문, 손 하나 대지 않은 관공서 보도자료 원문 등등.. 베끼기 기사가 양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한것은 PC도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기자들이 바이라인한 기사를 자신이 쓴것처럼 각부서에 돌아다니며 자랑하는 행태는 눈뜨고 볼수없는 목불인견이다. 먹고사니즘의 기자들 기레기 소리 듣지 않으려면 노는시간에 좋은기사 만들기에 스스로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오래전 먹고 대학생 시절 골치아픈 수학 과목인 해석학, 미분방정식, 복소수함수론, 통계학 등 전공과목은 낙제점만 겨우 면하면 졸업장을 받지만 이런 졸업장 없는 기사 작성은 자신의 글쓰기 실력에 따라 많은 네티즌과 독자들이 공감하며 체크하고 있다는걸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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