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는 우리 사회멸칭(蔑稱)자리 잡은 지 오래, 60대도 아줌마 호칭 기분 나빠
아줌마 호칭대신 저기요 와 이모,선생님 기분 좋다고 대답
한국 아줌마의 대명사 격 야쿠르트 창립 50주년을 맞아 ‘야쿠르트 아줌마’를 ‘프레시 매니저’로

남보수 경북신문 중부 본부장
남보수 경북신문 중부 본부장

흔히 사람들은 결혼한 여성은 ’아줌마로 미혼 여성은 아가씨’로 호칭한다.과거에는 이런 호칭이 별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최근 지하철에서 아줌마로 불러 얼굴에 칼부림 사건이 터지자, 아줌마와 아가씨 호칭은 경고성 단어로 등장했다.

이쯤 되니 아줌마의 어원이 궁금하다. 국어학자들은  ‘아줌마’는 옛 문헌에 ‘아자마’로 나와 있다. 아자의 '자'는 모음이 'ㅏ'가 아니라 아래아(·)다. 아자마가 ‘아주마’를 거쳐 오늘날 아줌마가 됐다.

우리말 국어사전에는 아줌마는 성인 여자를 친근하게 또는 낮추어 가리키거나 부르는 호칭으로 영어로는 auntie 다. 하지만 칼부림 사건 후 아줌마는 화를 부르는 호칭으로 ‘아줌마’ 하면 60대도 발끈한다며 거듭 조심을 당부한다. 인터넷상 댓글에는 ‘칼부림 야기한 말 아줌마 쉿, 함부로 부르다간 베인다’고 경고한다.

지난달 한 지하철 열차 안에서 칼부림 사건이 터졌다. 다른 승객이 휴대폰 소리를 줄여 달라고 요구하면서 자신을 ‘아줌마’라 부르자 흥분해 그녀가 휘두른 회칼에 세 명이 다쳤다.
어떻게 가방에 회칼을 소지했는지 모르지만, 지난 18일 열린 재판에서 여성은 자기 죗값을 부인했다. “소리를 줄여 달라고 하길래 ‘아줌마 아닌데요’라며, 제 나이 35세인데 아줌마로 불러 흥분해 잘못이 없다”는 주장이다. 어떻게 흥분 발작 모드가 작용했는지 알 수 없지만 결국 화근은 아줌마란 호칭이 도화선이 되어 버렸다.

특히 ‘아줌마’는 우리 사회의 멸칭(蔑稱)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 나이 들고, 부끄러움 없는, 그래서 수준 미달이라는 인격 비하 의미로까지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알바천국 등 한 일간지가 30~60대 여성 200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결과 ‘아줌마’ 호칭에 기분 나쁜 반응을 보인 건 30대(64%), 40대(60%)였다. 50대 응답자 500명 중 223명, 60대 응답자 500명 중 161명이 아줌마 호칭에 기분 나쁘며, 기분 나쁜 이유는 “나는 아줌마가 아니라고 생각하므로”(31%)가 가장 높았다.

이번 설문 조사에서 ‘아줌마’라 불러도 되는 나이로는 ‘40세 이상’(30%)이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뒤를 이어 50세 이상(23%), 45세 이상(14%), 60세 이상(11%) 순이었다.

아줌마의 대명사인 야쿠르트는 창립 50주년을 맞아 ‘야쿠르트 아줌마’를 ‘프레시 매니저’로 바꿨다. 호칭에서 성(性)을 제거한 ‘성 중립’ 시대로 이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미국 자동차 회사 포드는 2021년 회장직을 뜻하는 체어맨(Chairman) 명칭에서 ‘맨’을 떼어내 ‘체어’로 바꿨다. 경쟁사 GM도 마찬가지다. 포용적인 기업이 되기 위한 많은 변화 중 하나라는 설명이다.

이처럼 시대 변천에 따라 호칭도 변해야 되지만 아직도 우리는 과거 옛날 방식 그대로 기분나쁜 호칭을 그대로 써 얼굴에  칼 작국이 났다. 그래서 지하철이나 식당등 불특정 다수가 모인장소 에서는 아줌마나 아가씨가 아닌 선생님, 사장님, 사모님, 이모님, 언니, 저기요 ! 라고 불러야 뒷탈이 없다고 경고한다.

상대방 발작모드 작동은 결국 습관상 내입에서 나온 무심코 뱉은 조심성 없는 말 한마디가 상대방 가슴에 비수로 작용 한다는걸 알때 오늘도 즐거운 기분 좋은 무사안일 하루가 된다는걸 명심 할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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