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물을 마셔도 소는 우유를 뱀은 독 만들어

남보수 대표
남보수 대표

 

장자가 길을 가다 혜시를 만났다.

장자를 만난 혜시는 위(魏)나라 왕이 준 박씨를 심었더니 박 크기가 다섯 석(石)에 달해 마실 물을 담아도 너무 무거워 박을 둘로 쪼개 표주박을 만들었지만, 표주박은 바닥이 너무 얕아 제구실을 못 해 홧김에 부숴 버렸다고 말했다.

이런 말을 들은 장자는 사물의 진가를 못 알아본 혜시를 나무랐다.

5석 짜리 큰 박은 세상에 둘로 없는 보물로 배로 만들어 강이나 호수에 띄울 생각은 하지 않고, 아무 쓸모 없다며 부숴버린 헤시한태 같은 비방을 사용하면서 한 사람은 백냥으로 만족했지만, 또 한 사람은 제후가 된 얘기를 들려줬다.

송(宋)나라 사람 중 손이 트는 것을 막아 주는 약을 만들어 대대로 솜을 물에 빠는 일을 가업으로 이어 온 사람이 있었다. 어느 날 한 책사가 찾아와 약 제조법을 백냥 에 팔 것을 제안해 그 비법을 샀다.

비법을 산 책사는 월(越)나라와 전쟁을 하는 오(吳)나라 왕을 만나 수중전 시 이 약을 이용하라고 설득했다. 책사의 제안을 받아들인 오나라는 수중전에서 이 약을 사용해 군사의 손을 트지 않게 함으로써 월나라를 크게 물리쳤다.

대승을 거둔 오왕은 책사에게 영토 일부를 내주고 제후로 봉했다. 이처럼 같은 비방도 각기 쓰임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사람을 보는 안목과 심성에 대해서도 ‘같은물을 마셔도 소는 우유를 만들지만 뱀은 독을 만든다’는 ‘우음수성유(牛飮水成), 사음수성독(蛇飮水成毒)’ 과 ‘같은 칼을 사용해도 요리사는 맛난 음식을 만들지만 강도는 사람을 죽인다’는 말처럼 사람의 눈도 인격 도야에 따라 5가지 눈으로 구분된다.

종류는 육안, 천안, 혜안, 법안, 불안으로 육안은 육신(肉身)의 눈이며, 천안은 색계(色界)눈, 혜안(慧眼)은 연기의 실상을 보는 지혜의 눈, 법안(法眼)은 중생을 제도키 위한 덕과 자비 눈, 불안(佛眼)은 인간이 갖추지 못한 모든것을 갖춘 부처의 눈을 말한다.

이처럼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 주변에는 책사처럼 현명한 사람이 있는 반면 혜시처럼 어리석은 사람도 있고 같은 곳에 살면서도 우유를 만드는 소 처럼 이로운 사람이 있는 반면 뱀처럼 독만 내뿜는 인간 말종도 있어 대인 관계 시 소 같은 사람인지, 뱀 같은 독종 인지는 스스로 구별해 판단하는 혜안의 눈을 가질때 앞으로 남은 생은 후회없는 삶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경북 탑뉴스는 연합 뉴스와 기사 제휴 매체 입니다
저작권자 © 경북 탑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