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는 보는그대로 짖지만 인간의 편향된 시각은 허기진 배위에 걸친 명품옷 같은 블랙코미디

집과 가까운 문성지에는 인근 대단지 아파트 주민들의 유일한 산책및 운동코스다

남여 노소는 물론 애완견도 눈에 많이 띈다. 개와 함께 밤늦은 시간 문성지 둘레길 산책중 개가 요란스럽게 짖어댄다.

개가 짖을때는 무엇인가를 주인께 알리려고 하는 것 같다.  목줄을 당기며 채근해도 소용없다. 개의 안테나에 잡힌 건 죽어가던 못가 오동나무에 걸린 대형 흑색 폐 비닐이다. 사실 그폐비닐은 나는 물론 이곳을 산책하는 주민들은 수도없이 본것인데 모두들 그냥 지나친다. 그러나 이날밤 늦은 시각에 본 폐비닐은 바람이 불어 휘날리는 모습이 무슨 공포영화에 나온 괴물 같다.

폐비닐은 미관만 해치는 게 아니라 고압 전신주에 닿으면 정전사고까지 일으킨다. 농수로, 논둑, 강변속 폐 비닐은 500년을 썩지 않고 산하의 토양을 오염시키는 것은 물론 나뭇가지에 걸린 비닐은 강풍이 불면 문성지로 들어가 이곳을 찾는 철새나 물고기한태도 치명적이다.

당장 걷어내고 싶지만 엄두가 안난다. 너무높은 곳에 걸려 손이 닿지않기 때문이다.

개는 후각 뿐 아니라 청각 기능도 뛰어난 동물이다. 사람은 2만 진동수를 들을 수 있지만 개는 10∼70만의 진동수를 들을 수 있다고 한다. 이처럼 오동 나무에 걸린 폐 비닐은 쓰레기의 정체가 개 본능에 딱 걸린 셈이다. 

나는 개가 고마웠다. 누군가 치우겠지, 나한태  해(害)안 되니까, 그러고 말 때, 개는 문제 발견 즉시 공론화 했다. 그래서 이튼날 제거했다.

그런데 이곳 벤취에는 사람들의 푸념도 들려온다.

그런데 사람들의 표정이 어둡다. 주고받는 말들은 주로 부정적 용어다.

아들과 함께 운동 나온 노인은 저놈 취직돼 장가 가는것 보고 죽어야 하고 옆 벤취 중년 남자는 장사 몇달만에 거덜난 백수라며 뭘 먹고살지 걱정이다. 

모두들 경제는 엉망인데 이념타령만 한다며 아직도 3년이란 세월이 언제 가느냐고 푸념한다.  

80세 촌로는 태어나 살고 있지만 마지 못해 산다며 집안에 있어도 아들,며느리 눈치보여 바람쐬러 이곳에 나왔다며 같은 또래 노인들과 자식 내외 험담도 한다.

이들의 넋두리는 한바탕 농담처럼 허무할 뿐, 해결은 각자 몫으로 인생은 멀리보면 희극이요,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더니, 산책로 쉼터는 이 말을 방증하는 곳 같다.

요즘은 내뜻과 같으면 진실여부도 뒷전인체 내편이고 반대면 무조건 적폐대상으로, 숱한 부정부패 의혹도 내로 남불로 포장돼 정치고 경제고 민주주의 기본도 찾아 볼수없는 블랙 코메디 같다.

다양한 편의시설, 멋진 산책로, 분위기 죽이는 야경등은 눈에보이는 모습으로 사실로 인정 돼지만 머리속에 든 편향된 시각은 허기진 배위에 걸친 명품옷 같은 부자연스런 모습이다.

지금은 산림이 울창해 보이지 않지만 낙엽이 지고 겨울이 되면 볼썽 사나운 모습이 드러나듯정권이 바뀌면 또 어떤 단어를 만들어 보복의 잣대를 들어 될지 걱정이다. 

정치란 예나 지금이나 양날의 칼날처럼 어느쪽을 쓰던 한쪽은 베이기 마련으로 이런 악순환은 오래전 부터 계속되온 우리나라 정치적 현실이다.

개와 인간이 다른것은 개는 사실그대로 보고 짖지만 인간은 왜곡된 현실도 적폐청산처럼 짖어돼 화합보다 갈등의 요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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