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로 투자금 15억원 받고 천안으로 본사이전

경북칠곡에 본사를 둔 한주반도체가 경북도로부터 15억원을 투자받고 천안시로 본사를 이전해 먹튀 논란을 빚다.

㈜한주반도체는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물류자동화를를 주사업으로 하는 제조업 회사다.

2010년 8월 칠곡군 석적읍에 법인을 등록해 12월 공장을 매입해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이듬해 8월, 본점을 구미시 공단동으로 이전해 2016년에는 매출액 480억원을 기록하고 2017년에는 매출액 800억원을 달성하는 등 2018년 1월에는 구미시 이달의 기업으로 선정되기까지 했다.

이 같은 기록을 세우면서 한주반도체는 경북도와 구미시 등이 출자한 케이앤 지방상생1호 투자조합에 15억원이라는 가장 큰 금액을 투자받았는데 지난 2017년 10월 천안시와 본사이전 MOU를 체결하면서 먹튀 논란이 불거졌다.

MOU 조건은 2018년 4월 3일부터 2020년 12월31일까지의 투자기간 가운데 천안시 동남구 풍세면에 위치한 투자사업장으로 본사를 이전할 것과 투자규모, 고용규모 등의 관리 규정으로 이를 성실히 수행할 것을 약정했다.

천안시가 한주반도체 본사이전과 관련해 혈안이 된 반면 경북도는 소위 ‘닭 쫓던 개’ 신세가 됐다. 경북도는 취재진의 취재가 시작되자 이 같은 사안이 발생한 것을 인지하고 실태 파악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경북도가 내놓은 답변이다. 한주반도체 주소지 변경 건은 장관을 변경하는 등의 주주총회 의결사항으로 캐이앤 펀드의 지분율은 1.4% 수준이기 때문에 의결 주요 사항에 대한 영향력이 미미해 주소지 변경에 대한 간섭이 불가능했다는 것이다.

또 펀드 출자사업 계획 공고에 따르면 지방 기업에 약정총액의 60% 이상을 투자하되 서울시·인천시·경기도를 제외하기만 하면 굳이 경북 지역이 아니라도 상관없다는 이유로 기업이 천안시로 넘어간 것에 사실상 방관하고 있는 입장을 보였다.

경북도 관계자는 “주요 계약상 회사가 중대한 위반 사실이나 횡령의 문제가 없어 투자금 회수는 어렵다”며 “주소지 이전은 주주총회로 적법하게 진행돼 위반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구미시 경제단체 관계자는 “경북도가 내놓은 입장은 정말 말도 안 된다”며 “경북도가 다른 시도를 투자할 이유가 도대체 뭔지 어불성설인데다 투자할 때 확약서 한 장 적으면 될 일을 이렇게 덮으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한주반도체는 이같은 사항을 준수하지 못하거나 관련법령 및 규정 등을 위반해 보조금 환수 및 반납의 결정적인 사유가 발생할 경우 보조금은 물론 발생 이자까지 포함에 천안시에 반납할 것을 확약해 논란이 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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