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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만나고 싶은 사람그가 말하는 따뜻한 세상만나는 사람마다 감동주는 길지빈씨
  • 경북탑뉴스
  • 승인 2016.12.03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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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따뜻하게 봐주신 분들은 사실 저보다 마음이 더 따뜻한 분들일 거예요. 제가 한 작은 일보다도 그 일을 기쁘게 봐주시는 분들이 세상을 더 따뜻하게 만들고 있어요.”

 

빵집천사 길지빈씨

 ‘빵집 천사 아가씨’ 길모(26) 씨는 자신이 e-만나고 싶은 사람’에 선정된 것에 대해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길씨는  미디어다음이 네티즌들을 상대로 실시한 온라인투표에서 2004년 한 해 동안 가장 따뜻한 감동을 전해준 ‘감동뉴스’의 주인공으로 뽑혔다. 그는 총 1만1066표 가운데 2102표(19%)를 얻었다.
“사실 저보다 더 큰 일을 한 분들이 많은데 제가 더 주목을 받았다니 오히려 죄송해요. 저는 그냥 평범하게 살고 있고, 그날도 평범한 일을 했을 뿐이에요. 누구라도 저처럼 여기 빵집에서 일하고 있고 평소 길거리의 그 아저씨를 봐왔다면 그날 저처럼 나가서 그분에게 빵을 줬을 거예요.”
길씨가 겸손하게 얘기하는 ‘그날’의 일은 언론보도를 통해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지난 늦가을, 그는 자신이 종업원으로 있는 빵집에서 일하다 창밖에서 팔다리를 못 쓰는 노숙 장애인이 지나가고 있는 것을 봤다. 길씨는 안쓰러운 마음이 들어 빵집의 빵을 하나 들고 나가 그 장애인에게 먹여줬다. 또래 여대생이 우연히 그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미니홈피에 올렸고, 사진은 인터넷을 통해 급속도로 퍼져 나갔다. 신문과 방송은 앞 다투어 길씨의 선행을 소개했다.
△웃는 사람한테는 행복이 와요”
“처음 제 기사가 신문·방송에 나올 때는 좀 어안이 벙벙했어요. 정말 꿈만 같았죠. 그러다 한 며칠 있으니 마음이 진정됐는데, 그때 세상에 따뜻함이 참 부족한가 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마 그래서 제 행동이 관심을 불러 모았던 것 같아요. 좀 안타까운 마음도 들더군요.”

길씨가 보기에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좀 삭막하다. 따뜻함이 부족한 세상. 이런 세상에 대해 그는 단순하지만 명쾌한 해법을 제시했다. “웃는 사람한테는 행복이 와요.” 길씨는 “세상이 따뜻해지려면 사람들이 각자 행복해야 하는데, 사람이 행복해지는 가장 쉬운 방법은 웃는 것”이라고 말했다.

“빵집에 손님이 오면 제일 먼저 얼굴 표정을 유심히 봐요. 대개 웃는 분보다는 근심어린 표정을 짓고 있는 분들이 더 많아요. 그런 분들을 보면 더 잘 대해줘서 웃는 표정을 짓도록 해 드리고 싶어요. 한번은 정말 손님 한 분에게 농담도 하면서 더 살갑게 대했더니 가게를 나가실 때 웃는 표정으로 나가셨어요. 한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일은 그렇게 거창하지 않다는 생각을 했죠.”

길씨는 물론 요즘 혼자 힘으로 웃는다는 게 결코 쉽지 않다는 것에 동의한다. 특히 취업을 하지 못해 고생하고 있는 또래 친구들의 고통은 그에게도 ‘남 일’만은 아니다. 내년에 교사임용시험을 보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길씨는 요즘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바빠서 공부할 짬도 없다. 그는 그러나 “조급하게 생각하면 될 일도 안 된다”며 자신을 포함한 또래 친구들 모두에게 제법 의연하게 말했다.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선한 모습만 보여주길
“대학 졸업하고 나서 처음에 취직도 안 되고 갈 곳도 없으면 힘든 건 사실이죠. 하지만 자기가 이루고 싶은 걸 정확히 알고, 그걸 위해 꾸준히 노력한다면 결과적으로 그걸 이룰 수 있다고 믿어요. 설사 그 시간이 오래 걸린다 해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것만으로도 그 사람은 절반은 성공한 거 아닐까요?”

어렸을 때부터 교사가 되기를 꿈꿔온 길씨는 아이들을 무척 좋아한다. 그는 아기들이 자고 있는 모습을 보면 저 안에 어떤 악한 것이 있을 거라고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다고 한다. “아이들이 부모님 뱃속에 있던 모습 그대로 자라날 수 있다면 세상이 더 따뜻해질 텐데.” 길씨는 그런 의미에서 어른들의 모습이 안타깝다.

“어른들이 자신이 가진 선한 모습만 아이들에게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아이들이 다 자신의 아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에요. 저도 어렸을 때 부모님 모습이 많이 기억나요. 아이들은 다 아빠 엄마 모습 보면서 자라거든요. 솔직히 좋은 것만 보여주기에도 시간이 부족하잖아요? 어른들이 조금만 더 노력했으면 좋겠어요.”

길씨가 장애인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 빵을 뜯어 먹여줄 수 있었던 것도 사실 그의 부모 덕분이다. 그의 부모는 중풍을 앓아온 할머니를 한 집에서 오랫동안 돌봐왔다고 한다. 할머니의 온갖 수발을 불평 없이 거드는 어머니를 보며 길씨는 장애인이나 병든 이에 대한 막연한 편견을 자연스럽게 없앨 수 있었다.

△ 왜 그분들을 따로 구분해서 불러야 하죠?

“사실 장애인이라는 말 자체가 어색한 말이라고 생각해요. 왜 똑같은 사람인데 그분들을 따로 구분해서 불러야 하죠? 손가락 하나 없어지면 누구나 다 장애인이 되요. 그런데도 그분들을 따로 구분하려드는 마음이 문제라고 생각해요. 그러니 그분들도 자신들을 부끄러워하고 남한테 모습을 안 드러내려고 하는 거예요.”

길씨는 장애인들이 일반인들과 전혀 다를 게 없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는 특히 다른 이들이 장애인들과 많은 얘기를 나눠보기를 권한다. 길씨는 장애인들과 만나 대화할 때 마음과 정신이 더 맑아지는 느낌이라고 한다. “아마도 그들을 따로 구분하는 사회가 장애인들로 하여금 세상의 때로부터 더 멀어질 수 있도록 한 것 같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렇다면 길씨의 삶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까. 그는 장애인들을 따로 구분하지 않는 세상, 청년들이 노력한 만큼 결실을 맺을 수 있는 세상,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선한 모습만 보여주는 세상, 그리고 누구나 웃는 표정을 지을 수 있는 세상의 ‘작은 밀알’이 되고 싶다고 한다.

“그런 세상에서 제가 저보다 어려운 이웃들에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마 따뜻한 밥상을 하나 차려주는 정도일 거예요. 계란프라이와 오이무침이 있는 소박한 밥상이요. 하지만 사람들이 입맛에 맞게 골라 먹을 수 있도록 찌개는 세 종류를 놓고 싶어요. 김치찌개, 된장찌개, 순두부찌개. 이 정도면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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